
엄마가 돌아가신 이대서울병원, 우연히 돌아보게 된 이대서울병원의 지하 1층에 위치한 장례식장을 들러 보게 되었다. 내가 알기로는, 이대서울병원은 정림에서 설계하고, 삼우에서 CM을 보고, 대림에서 시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으로 겪는 부모의 죽음이었고, 내가 전국의 모든 장례식장을 다 다녀 본 것은 아니지만, 느끼기에 규모로나, 시설 면에서는 국내에서 손꼽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마음을 가라앉히는, 정숙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상복실, 수의, 관, 유골함, 모두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 엄마의 장례식, 이곳에서 치를 수 있었더라면... 곳곳에 놓인 화환을 보니까, 꽤 명망있는 분들이 장례를 치르는 곳인 것 같았다.

본원의 주치의께서는 나에게 3~4월경에 촬영한 CT와 함께, 이번 7월 10일에 촬영한 CT의 사진을 보여주셨다. 엄마의 가슴에 새하얀 무엇이 보였다. 원발 암 부근의 가슴, 폐에 또렷한 하얀 음영이 보였다. 이미 3~4월경, CT에서 폐로 전이된 암이 관찰되었다면, 어째서 주치의께서는 바로 약을 바꾸지 않았던 것일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하루였다. 돌아오는 길, 애써 기침을 참는 모습을 보이는 엄마는, 나를 바라보면서 어째서 이렇게도 감기가 쉽게 낫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웃었다. 나는 생각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정말로 가벼운 감기였으면 좋겠다고... 이제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최대한 엄마가 체력을 아낄 수 있도록, 그리고 이제 기존의 독한 항암제를 대신할 수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