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피니토와 아로마신의 사용 중, 갑자기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 엄마의 팔. 그후, 젤로다, 나벨빈, 풀베스트란트 등의 많은 약을 거쳤지만, 부풀어 오른 엄마의 팔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이제는 옷을 입히기 힘들 정도로 부풀어 오른 엄마의 팔을 볼 때마다 쏟아지는 눈물을 어떻게도 할 수 없었다. 뒤늦게 나는 엄마에게 밀의 2차 가공한 먹거리를 빼았고, 아웃트리거방식 정수기, 유기농 야채, 천연의 식사를 겸해 주기 시작했다. 파클리탁셀 2차, 3차를 하루 앞 둔, 엄마의 팔은 너무 고운 원래의 팔로 돌아가고 있다. 아피니토와 아로마신 이후, 보이지 않던 손금이 보이는 기적을 함께 하고 있다.

하루 늦어버린 일기. 예약 시간보다 훨씬 일찍 본원으로 향하는 엄마와 나. 채혈을 마치고, 예약을 접수하고, 체중과 몸무게를 입력하고, 수납을 마친 나는 엄마를 휠체어에 태워서 병원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아무래도 밀폐된 공간보다는 따뜻한 햇살을 받을 수 있고,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공원에서 기다리는 것이 더욱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급하게 배가 고프다는 신호를 보내오는 엄마. 나는 그런 엄마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 지하 식료품점으로 달려가서 떡을 사 왔다. 하지만, 엄마는 몇 점을 먹고는, 다 내려놓았다. 그리고 반복되는 말. "입맛이 없다." 강행된 파클리탁셀 2차. 그 용량을 1차 120mg에서 2차 85mg로 약 1/3을 줄였다. 낮아진 용량 덕분인지, 조금은 활동성을 되찾은 엄마. 하..

하루 이른 방문, 엄마의 부탁대로 다 뿌렸다. 내 손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면, 다 나누어 주라는 말에 전부 나누어 주고 돌아왔다. 애초에 이것이 맞을 팔자였다면, 이런 삶을 살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주말이면, 휴짓조각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화곡역 앞, 케톤식 식사의 주 열량으로 등장하는 아보카도를 샀다. 정확히는 아보카도, 토마토, 딸기. 내일은, 엄마의 마지막 항암 날이다. 만약, 내일의 항암이 일정대로 진행되어서 엄마가 두 번째 파클리탁셀을 맞게 된다면, 이제 영원히 헤어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