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난히도 입이 짧은 엄마는, 평소 거의 주전부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항암이 시작되고, 급격한 체력 저하가 시작된 다음부터는, 엄마는 유난히도 식사 외의 간식에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생활비의 걱정 때문에 좋아한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엄마는 화곡역 앞 유명 프렌차이즈 빵집의 빵을 좋아한다. 무척 좋아한다. 빵이면, 다 똑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프렌차이즈 빵집의 빵은 다르다. 어떤 빵을 먹어도, 마치 폭신한 카스텔라처럼, 그리고 쫄깃한 떡처럼, 식감이 좋다. 비록,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빵이지만, 엄마는 이 빵을 무척 좋아한다. 손으로 조금씩 뜯어서 입으로 갖고 가는 움직임이 빨라진다. 말없이 좋아한다는 표현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항암과 함께 치솓아 오른 혈당...

오랜 항암의 부작용인 부종으로 이제는 한쪽 팔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엄마. 그런 엄마가 끓여준 한 그릇. 엄마를 닮은 소박한 한 그릇의 국수 한 사발. 그 따듯한 국수 한 사발에 고명을 대신해서 얹은 빨간 다대기가 일품이었다. 국수의 맛을 알고, 다대기의 맛을 알고, 엄마의 손맛을 알고, 인생의 맛을 알기까지, 약 40회가 지나온 것 같다. 머리를 사발에 박고 먹는, 이 한 그릇의 국수에 배가 부르고, 가슴이 녹아내렸다. 유방암 4기, 우리 엄마에게도 폐암 4기, 김한길과 같은 기적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항암을 시작하던 당시 엄마의 체중은 약 40kg 남짓으로, 지금 현재 엄마의 체중은 50kg을 상회한다. 암의 에너지원인 당, 당의 공급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환자에게 빵을 먹여서는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엄마에게 빵을 내어 주었다. 거의 매일, 내어 주었다. 체중은 서서히 불어나기 시작했고, 주름으로 가득했던 엄마의 얼굴은 서서히 펴져서 동그라미 빵이 되었다. 이것저것, 좋다나쁘다는 말이 많지만, 결국 환자가 원하는 것을 먹이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아피니토와 아로마신을 사용 중인 엄마의 혈당은 약 150대를 오가고 있다. 하지만, 입랜스와 페마라, AC 등을 사용하던 때의 엄마의 혈당은 90~110을 오가는 정도로 정상이었다. 주치의께서는 지금 혈당이 높은 이유는 아피니토..

아피니토와 아로마신을 사용한 다음, 90~110을 오가던 엄마의 혈당이 급격히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주치의께서는 이렇게 간 수치와 혈당이 폭발적으로 뛰어오르는 환자에게서 지금의 약이 잘 듣는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당 공급의 차단이 암 치료의 기본으로 인식되고 있는 지금,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에 늘 불안하다. 암의 에너지 원인 당의 공급을 차단해야 하는 지금, 오히려 혈당이 너무 높아서 불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주치의께서는 300이 넘는 혈당으로 2년을 넘게 이 약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약제의 내성이 생기지 않는 한, 지금의 약을 고집하신다. 그래서 메트포르민의 병행을 부탁드려 보았지만, 거절당했다. 아마도 주치의께서는 혈당을 근거로 약제의 내성 여부를 판단하시려는..

아직 무엇이 진실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소수이지만 낫고 있는 사람의 보고가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다. 1%라도 희망이 있다면,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하루라도 빨리 엄마에게 먹여 보고 싶은 마음은 어찌할 수 없지만, 현재 사용 중인 약(아피니토, 아로마신)의 대표적인 부작용이 간 수치와 혈당이 폭발적으로 상승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치의께서는 이런 환자들에게서 지금의 약이 잘 듣는다면서, 메트포르민의 처방을 거절하셨다. 아마도 주치의께서는 혈당을 근거로 약제의 내성을 판단하시는 것 같다. 지금의 약에서 최대의 효과를 보고, 약제의 내성이나 전이가 될 경우에는, 엄마에게 파나쿠어, 펜벤다졸을 먹여볼 생각이다. 100의 하나라도 낫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우리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