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욱 나빠진 것은 없다." 주치의 선생님의 의견은 여전하다. 지금으로서는 더욱 나빠지지 않도록, 현재의 상태를 유지해 보자는 것뿐, 완치의 소식은 없었다. 그래도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기분이 좋은 엄마는, 오늘도 깃털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병원을 빠져나왔다. 아마도, 밤새 끌어안고 있었던 불안함이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엄마와 나로서는 의사의 입에서 나오는 더욱 좋아졌다는 한마디가 듣고 싶을 뿐이지만, 안타깝게도 아직은 그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아픈 엄마의 몸이 더욱 좋아지기를, 새하얀 새털처럼, 흰 피와 뼈와 살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엄마가 다시 태어나는 기적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약 2년여의 항암으로 만신창이가 된 엄마, 이제는 서서히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공기가 ..
엄마, 그리고 나의 일기장.
2020. 5. 20.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