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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리고 나의 일기장.

07.20.

apr24 2020. 7. 31. 13:49

 

음력의 생일을 좋아하는 엄마, 해마다 엄마의 생일은 돌아다닌다. 달력에서 엄마의 생일을 발견한 나는, 바로 역 앞의 어느 음식점에 들러서 추어탕을 사 왔다. 안타깝게도 호주머니의 사정은 좋지 않았던 나는 일인분, 한 그릇의 추어탕을 사 왔다. 밥과 사리까지 얻어온 나는 엄마의 앞에서, 그 따뜻한 한 그릇을 펼쳐 보였다. 하지만, 엄마의 표정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곧 숟가락 두 개를 갖고 돌아온 엄마는 두 손을 모아서 기도를 시작했다. 둘이 함께하는 한 그릇이었지만, 절반이 넘게 남았다. 내년에는 한 그릇, 한 그릇, 둘이 함께하는 두 그릇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날, 그렇게 우리는 한 그릇의 추어탕으로 한 가지의 추억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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