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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초점이 맞지 않기 시작한 두 눈. 평행감각을 잃어서 비틀거리는 걸음걸이. 그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어지럼증은 곧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두통으로 이어졌다. 하루가 지나면, 한 달이 지나면, 한 해가 지나면, 괜찮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증상은 점점 심각해졌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구급차를 타고 실려 간 병원에서, 나는 응급실의 당직 의사로부터 1L 멀티 비타민과 100mL 50g 비타민 B1 수액, 그리고 리버티 정 10mg을 처방받았다. 추정하는 병명은 베르니케 뇌증. 엄마에게 찾아온 병으로, 건강을 잃은 것은 엄마 하나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루 세 번의 멀티 비타민과 비타민 B1 수액의 효과는 대단했다. 몸으로 느끼는 비타민의 효과는 실로 대단했다. 또렷해지는 초점, 가라앉는 어지럼, 점점 좋아지는 걸음걸이, 무엇보다도 내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다고 말했던 사람들이 내 얘기를 잘 반응하기 시작했다. 몸이 반응하는 그 느낌을 어떻게 글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다. 약 3일간의 입원, 정확히 얼마나 많은 양의 비타민을 정맥으로 투약받은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퇴원 후에도 며칠간, 나는 병원을 방문해서 하루 100mL 50mg의 비타민 B1 수액을 투약받았다. 비타민의 정맥 주사로, 이제는 어느 정도 정상의 생활로 돌아올 수 있었다. 

메이저 병원에서는 금지라고 알고 있었던 비타민의 정맥 주사. 어째서 아직도 많은 병원이 비타민의 정맥 주사를 허락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엄마에게 돌아가야 할 비타민을 빼앗은 죄책감, 어서 일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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