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부터인가 시작된 두통, 이제는 초점이 맞지 않는 두 눈, 점점 흐트러지는 걸음걸이, 서서히 딱딱하게 굳어가는 혀, 무엇보다 부정확해지는 발음. 오랫동안 엄마를 돌봐왔던 정신과의는, 내가 겪고 있는 불편에 대해서 전형적인 뇌졸중의 전조증상을 우려해서, 인근의 신경과목의 진료가 가능한 대학병원을 추천해 주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더 참아보기로 했다. 12일,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 알 수 없는 두통. 마치, 머리가 깨어져 나가는 것처럼 아파왔다. 순간, 나의 머릿속에 맴도는 단어는 바로 '뇌졸중'이었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나는 엄마가 잠든 방으로 찾아갔다. 아마도, 고통 속에서 밤새 성경책을 써 내려가다가 잠든 엄마. 차마, 나는 엄마를 깨울 수 없어서, 성경책에 꽂혀 있던 볼펜을 꺼내서는, 나의 몸..

장기간, 알벤다졸을 복용하면, 간 수치가 폭발적으로 뛰어오르고, 신장이 녹아내려서 망가지고... 세상은, 마치, 알벤다졸을 독약처럼 몰아가고 있다. 하지만, 약 50여 일을 쉬지 않고, 먹어 본 소감은... 매일 먹어도 아무런 느낌도 없다. 엄마가 먹는 항암제의 부작용을 눈으로 지켜봐 온 나로서는, 오히려 정말로 이 정도의 약으로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 뿐이다. 어지럼증과 두통은 알벤다졸을 먹기 전부터 있던 증상이었다. 알벤다졸을 먹는다고, 개선되지는 않았다. 인터넷에서 읽은 뇌종양의 증세와 많이 닮아있지만, 어떤 분의 말씀으로는 뇌졸중의 전조증상과도 닮았다고 한다. 어쨌든, 머리에 문제가 생긴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