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봉투 하나 가득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두툼한 모차렐라 치즈 블록이 들어간 핫도그, 이제 엄마에게는 하루에 한 번을 먹지 않으면 안 되는 소중한 간식이 되어버렸다. 요즘, 엄마는 한입을 베어 물면, 쭉쭉 늘어져 내리는 치즈의 재롱에 푹 빠졌다. 먹는 사람에게 맛 이상의 재미를 주는 즐거운 먹거리이다. 엄마에게는 설탕도, 케첩도, 그 어떤 소스도 필요 없다. 단순히, 바싹하게 튀겨진 밀가루 옷의 고소함, 그리고 부드러운 치즈 블록의 짭짤함. 어쩌면, 어울리지 않는, 이 둘의 맛이 최고의 조합인 것이다. 매일, 엄마에게 하루 한 개의 핫도그를 선물해 주고 싶다. 평생, 영원히, 함께... 오랫 동안. 정말, 단돈 2천 원이 아깝지 않은 엄마의 친구이다.
엄마, 그리고 나의 일기장.
2020. 5. 22. 23:51

오늘도, 하루 하나의 추억거리 만들기. 엄마와 나, 부쩍 간식거리에 들어가는 돈이 늘었다. 잘 튀겨진 핫도그. 하지만, 정작 엄마는 핫도그를 단 한 입도 먹지 않았다. 이미 병원이 준 여명을 뛰어넘은 엄마는, 너무 가쁜 숨을 쉬었다. 나는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아파?" 하지만, 늘 엄마의 대답은 같았다. "안 아파." 도대체 엄마는 얼마나 아픈 것일까. 유방암 4기, 간-뼈 전이, 전신원격 전이, 수술, 방사선치료가 안 되는 우리 엄마. 병원이 선고한 여명은, 첫 내원 당시는 약 반년, 항암이 잘 진행되던 당시는 길어야 최대 1년 반. 이미 병원이 선고한 여명을 뛰어넘은 엄마는 오늘도 하나도 안 아프다고 한다.
엄마, 그리고 나의 일기장.
2020. 4. 16. 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