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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리고 나의 일기장.

단상.

apr24 2020. 3. 17. 10:07

이제는 하루 한 알의 스틸녹스가 없이는 깊은 잠을 청할 수 없는 엄마. 하지만, 어떻게도 약이 주는 부정적인 인상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릴 수 없는 나는 밤새 엄마가 잠든 방의 문을 살짝 열어본다. 그리고 조용히 엄마의 숨소리를 듣는다. 곧 안심되면, 다시 문을 닫는다. 행여나 엄마가 너무 깊은 잠이 드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랜 항암으로 지쳐가는 엄마의 몸에 부정적인 효과를 주는 약을 더해야 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구매할 수 있었던 제네릭 약물의 해외직구가 어렵지 않은 지금, 스틸녹스를 멜라토닌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에게 찾아온 병으로 이제는 낮과 밤이 바뀌어 버렸다. 불규칙한 생활 속에 나 자신, 개인의 삶을 잃어가는 것 같다. 어서 엄마보다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이제 조금은 엄마에게서 관심을 줄여야 할 것 같다.

 

만약, 엄마가 다시 돌아온다면, 엄마의 몸이 다시 새롭게 태어난다면, 나는 엄마에게 100가지의 선물을 만들어 주고 싶다. 이제 나 자신이 아니라, 엄마를 위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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