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입랜스와 페마라, 분명 대단한 약이었다. 유방암 4기 중반, 간, 뼈전이. 전신 원격 전이 상태. 주치의께서는 첫 내원 당시 엄마의 여명을 약 반년으로, 최대한 오래 살아야 1년 반으로 추정한다고 말씀하셨다. 한주먹의 종양은 엄마의 가슴, 겨드랑이를 뚫고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입랜스와 페마라를 복용하면서 서서히 엄마의 몸에서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골반이 심각하게 아프다면서, 굼벵이처럼 웅크리고만 있던 엄마의 허리가 펴지고, 걸음걸이가 좋아졌다. 눈으로 보는 약의 반응. 그 밖에도 약 6사이클을 진행 중이던 때, 주치의께서는 간에 전이된 암이 마치 지우개로 지운 듯이 깨끗해졌다고 말씀하셨다. 실감하는 기적이었다. 하지만, 병원에서 내주는 지난날의 기록을 열어보면, 첫 내원 당시 157이었던 엄마의 종양표지자수치가 입랜스와 페마라의 복용 당시 급격히 치솟기 시작해서 500을 넘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이된 부분은 줄었지만, 오히려 빠르게 전신으로 번져나갔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아마도 주치의께서 CT, MRI 등으로는 암이 줄어가고 있다는 판단으로 계속 입랜스와 페마라의 복용을 권했지만, 반년의 한 번씩 검사하는 종양표지자수치에서는 좋지 않다고 판단해서 복용을 중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응형

'엄마, 그리고 나의 일기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옆 나라의 실정.  (0) 2020.03.17
항암, 그리고 빵과 혈당.  (0) 2020.03.17
단상.  (0) 2020.03.17
CA 15-3, 종양표지자수치.  (0) 2020.03.17
엔테론정, 150mg, 한림제약주식회사, 복용 후기.  (0) 2020.03.17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