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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리고 나의 일기장.

04.23.

apr24 2020. 4. 23. 20:42

심각한 림프 부종으로 팔을 접었다 펴는 것도 힘들어하는 엄마는 오늘도 같은 말만 반복했다.

"괜찮다."

이제는 늘 같은 말만 반복해 오던 엄마의 체력도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진료를 받고 돌아오는 길, 엄마는 한동안 망설이는 눈치였다.

"택시를 타고 집에 갈까."

엄마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지하철로 발걸음을 옮겼다. 뒤뚱뒤뚱 꽃게처럼 옆으로 한 걸음씩을 내디뎌서 아슬아슬하게 계단을 내려가는 엄마를 바라보면서, 한없는 눈물을 쏟았다. 이 작은 소원 하나를 들어줄 수 없어서 미안할 따름이었다.

주치의께서는 첫 내원 당시의 여명을 약 반년으로, 항암이 잘 진행되던 때는 길어야 최대한 1년 반을 더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씀하셨다. 항암으로 약 23개월째, 엄마는 조금 더 사는 삶에 감사한다고 한다. 애초에 완치가 없는 여명치료로 시작했기에 큰 기대는 없었다.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이는 엄마에게 지금이라도 펜벤다졸을 먹여보고 싶다. 하지만, 부정적인 결과가 찾아왔을 때,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르겠다.

 

만약을 위해서 이버멕틴을 주문해 두었다.

 

어서, 다시 새 일을 찾아야 한다.

 

 

 

부종이 심각한 상황, 재활의학과의 선생님께서는 약의 교체를 언급하셨다. 하지만, 주치의께서는 항암제가 잘 듣고 있다는 이유로 약을 교체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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