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상을 기록하고, 기억하다.
구정 설, 잘 차려진 새해 상. 엄마와 함께 할 수 없었던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엄마가 돌아가신지 1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서야, 처음으로 타인의 흔적을 발견했다. 기분 나쁜 흔적을 모두 지워내고, 엄마에게 새해 첫, 새 꽃 한송이를 선물로 드렸다. 차가운 유리창에 이마를 맞대고, 조금은 이 온기가 엄마에게 전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큰절, 두 번, 작은 절 한 번. "엄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를 맞아서 다시 찾은 엄마의 납골당. 정식으로 엄마에게 새해 큰 절을 올렸다. 하늘나라의 엄마는, 기뻐하실까. 엄마를 위한 신년 예배, 함께하는 예배.
엄마와 약속했던 기독교식, 유불식. 새해의 마지막을 맞아서 들른 엄마의 납골당, 여전히 엄마는 아무런 말이 없다. 아무런 말이 없는 엄마를 향해서 하루 이른 세해 큰 절을 올렸다. "엄마, 미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진행한 송구영신예배, 하늘나라의 엄마에게도 전해질 수 있다면, 좋겠다.
새해를 앞두고, 크리스마스를 맞아서 찾아간 엄마의 납골당. 아직은 시들지 않은 꽃, 그 옆에 새로운 한 송이를 더욱 붙여드렸다. 그리고 엄마를 향해서 한 마디. "엄마, 메리 크리스마스." 많이 추워진 날씨 탓에 뜨거운 컵라면의 열에 차갑게 얼어붙은 손을 데웠다. 엄마는 하늘날에서 식사, 잘 하고 계시는지, 모르겠다.
그세 다 시들어서 떼어진 꽃, 이번에는 조금 더 오래 갈 수 있도록, 꽃집의 아가씨에게 분무기로 꽃에 물을 조금 더 많이 뿌려달라고 부탁했다. 적어도 다음에 찾아왔을 때에도 다시 그 향을 맡을 수 있을 정도로... 이제는 말이 없는 엄마.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 엄마는 하늘나라에서 더욱 건강하기를 바랄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