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매일 한 컵의 소주로 하루의 시름을 달래던 엄마는 늘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나에게 다가와서는 자신의 등과 허리 등에 파스를 붙여 달라고 했다. 2018년의 5월, 갑자기 엄마가 사라져 버렸다. 약 일주일여만에 나타난 엄마의 몸이 이상했다. 분명히 겨드랑이 쪽에 참외 한 알만한 무엇이 보였다. 병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안방에 들어간 엄마는 조용히 병원에서 갖고 온 책자를 꺼내놓고,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는 엄마의 손에서 책자를 빼앗았다. 암센터에서 준 책자였다. 엄마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암이라고..."
곧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된 엄마는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세상에 나와서 눈물이 말라버렸다고 했던 엄마, 그날, 나는 오랜만에 엄마의 눈물을 보았다.
늦었지만, 엄마에게 경제적 자유를 선물해 줄 수 있는 다른 일을 해야 했다고 생각한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다른 일을 해야 했다. 뒤늦게 새로운 직업과 일을 찾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짧은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서 어떻게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 어서 다시 새로운 일을 찾아서, 돈을 벌어서, 엄마에게 병원에서 주는 약 외의, 다른 약을 선물해 주고 싶다. 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새 일을 찾아야 한다. 아버지라는 사람처럼 되고 싶지 않다.
머릿속이 어지럽다.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려야 엄마처럼 눈물이 말라버리는 것일까.
눈물이 맵다.
반응형
'엄마, 그리고 나의 일기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약방, 카카오톡 오픈채팅. (0) | 2020.05.01 |
---|---|
04.30. (0) | 2020.04.30 |
04.28. (0) | 2020.04.28 |
04.26. (0) | 2020.04.26 |
04.25. (0) | 2020.04.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