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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암환우들의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았다. 의약품, 1인, 1회, 총 6개까지만 통관되는 것 같다. 그래서 지난번의 주문에서 나는 서로 다른 2명의 판매자에게 1개, 5개, 총 6개를 주문해 보았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1개는 정상적으로 발송되어서 도착했지만, 5개 묶음은 도착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시 1개만을 주문해 보았다. 이번에도 1개짜리는 정상적으로 잘 도착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같은 판매자에게 더욱 많은 주문을 넣어 보았다. 안 된다. 어찌된 일인지 1인, 1회, 1개까지 밖에 주문할 수 없었다. 1개의 구매에 약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생각하면... 약을 기다리는 이에게는 애가 타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곧 개선되겠지만, 아직까지 1인, 1회, 1개까지 밖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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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의 생일을 좋아하는 엄마, 해마다 엄마의 생일은 돌아다닌다. 달력에서 엄마의 생일을 발견한 나는, 바로 역 앞의 어느 음식점에 들러서 추어탕을 사 왔다. 안타깝게도 호주머니의 사정은 좋지 않았던 나는 일인분, 한 그릇의 추어탕을 사 왔다. 밥과 사리까지 얻어온 나는 엄마의 앞에서, 그 따뜻한 한 그릇을 펼쳐 보였다. 하지만, 엄마의 표정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곧 숟가락 두 개를 갖고 돌아온 엄마는 두 손을 모아서 기도를 시작했다. 둘이 함께하는 한 그릇이었지만, 절반이 넘게 남았다. 내년에는 한 그릇, 한 그릇, 둘이 함께하는 두 그릇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날, 그렇게 우리는 한 그릇의 추어탕으로 한 가지의 추억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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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원의 주치의께서는 나에게 3~4월경에 촬영한 CT와 함께, 이번 7월 10일에 촬영한 CT의 사진을 보여주셨다. 엄마의 가슴에 새하얀 무엇이 보였다. 원발 암 부근의 가슴, 폐에 또렷한 하얀 음영이 보였다. 이미 3~4월경, CT에서 폐로 전이된 암이 관찰되었다면, 어째서 주치의께서는 바로 약을 바꾸지 않았던 것일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하루였다. 돌아오는 길, 애써 기침을 참는 모습을 보이는 엄마는, 나를 바라보면서 어째서 이렇게도 감기가 쉽게 낫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웃었다. 나는 생각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정말로 가벼운 감기였으면 좋겠다고... 이제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최대한 엄마가 체력을 아낄 수 있도록, 그리고 이제 기존의 독한 항암제를 대신할 수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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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시작된 두통, 이제는 초점이 맞지 않는 두 눈, 점점 흐트러지는 걸음걸이, 서서히 딱딱하게 굳어가는 혀, 무엇보다 부정확해지는 발음. 오랫동안 엄마를 돌봐왔던 정신과의는, 내가 겪고 있는 불편에 대해서 전형적인 뇌졸중의 전조증상을 우려해서, 인근의 신경과목의 진료가 가능한 대학병원을 추천해 주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더 참아보기로 했다. 12일,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 알 수 없는 두통. 마치, 머리가 깨어져 나가는 것처럼 아파왔다. 순간, 나의 머릿속에 맴도는 단어는 바로 '뇌졸중'이었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나는 엄마가 잠든 방으로 찾아갔다. 아마도, 고통 속에서 밤새 성경책을 써 내려가다가 잠든 엄마. 차마, 나는 엄마를 깨울 수 없어서, 성경책에 꽂혀 있던 볼펜을 꺼내서는, 나의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