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의 일정은, 단순히 뼈주사(졸레닉) 한 대뿐이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다지 평소보다 엄마를 많이 데리고 다닌 것도 아니지만, 몸이 많이 피로하다. 술 때문인지, 이버멕틴 때문인지, 정확히는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종아리, 장딴지가 올라가는 근육통에 뻣뻣하게 굳은 몸으로, 한낮까지도 늦은 잠을 청해야 했다. 그밖에 피곤함과는 별도로, 손등과 발등에 붉은 반점이 올라오고 있다. 이제, 엄마에게 주어진 여명이 끝났다. 엄마가 체력을 아낄 수 있도록 일을 덜어주어야 한다. 평생, 엄마에게 에어컨 한 번을 켜줄 수 없어서 미안할 따름이다. 여름을 알리는 더위, 폭염의 시작에 눈물이 흐른다. 어서 일을 구해야 한다. 하지만, 도저히 워크넷만으로는 일을 구할 수 없다. 새삼, 그 많았던 인간관계 역시..

6mg, 약 2주 간격. 항암제, 아주 작은 한 알이 보여주는 명현을 두 눈으로 지켜봐 온 나로서는, 이버멕틴 6mg으로는 솔직히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를 모르겠다. 느낌조차 나지 않는다. 입랜스와 페마라, 그리고 지금은 아피니토와 아로마신을 복용 중인 엄마. 지금까지 나는 작은 항암제의 명현으로 엄마의 전신이 터져 나가는 것을 두 눈으로 지켜봐 왔다. 그래서 나는 연 10mg로 제한되는 이버멕틴 단 6mg 2주 간격이, 그렇게 큰 부담이 되는 양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물론, 나는 입랜스와 페마라, 그리고 아피니토와 아로마신을 복용해 본 적이 없다. 항암과 병행했을 때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인간에게 허락되는 복용량과 관련해서는 의사의 올바른 복약지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생충 등을 이유..
4기 중반의 선고로부터 약 2년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 길어지는 항암치료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하는 엄마는 조용히 내 머리를 끌어안고 부탁했다. "오늘부터 우리 둘만의 비밀." 병원이 선고한 여명이 끝난 지금, 엄마와 나는 많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것은 지나온 과거들이기도 하고, 어쩌면 앞으로의 미래들이기도 하다. 어째서 우리 엄마에게 이런 나쁜 병이 찾아온 것인지, 모르겠다. 다시 한번, 엄마에게 새로운 생명이 선물 된다면...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제발 다시 한번 태어나는 기적이 이루어지기를 눈물로 기도할 뿐이다.